죽음을 자초하는 짓은 어리석다. 그러나
죽음도 불사하는 정신은 있다.
결코 잠식당하지 않으며,
여유롭게 제압하는 삶의 태도가 있다.
타협 따윈 이 우주 안에 없다.
신(神)이 가는 길엔 원래 끝이 없는 법이다.
파도 파도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아니,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을 갈 때,
그 길 위에 오히려 비상의 꿈이 있다.
나의 히로인이 낭만을 느끼는 순간은 바로
인간이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것에 탐닉할 때,
혹은 끝없는 길 위에 서 있을 때이다.
하염없이 미궁 속에 빠져 있을 때이다.
그리하여 그저 성공 따위가 아니라
찬란한 비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마치 신처럼 빛나는 절정의 비상!
나의 히로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도 가도 끝없는 길이나 미궁이 아니라,
후대의 인간들 앞에 떳떳하지 못한 것.
또한 신 앞에 당당하지 못한 것일 뿐,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데 절망이란 있을 수 없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