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인생은 오지여행

신비(妙)어록4-인생은 오지여행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3. 5. 7. 15:54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상어와) 함께 헤엄친다.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악기를 배운다.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한다.

스테이지 다이빙이나 크라우드 서핑을 한다.

분장실에 들어가 위대한 록 스타들과 친분을 쌓는다.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난다.

번지 점프를 한다.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5성급 호텔의 최고급 스위트룸에 묵는다.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북극광을 본다.

나만의 칵테일을 만든다.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성냥 없이 불을 피운다.

야생 동물을 관찰한다.

예전 애인 혹은 배우자와 친구로 지낸다.

지도에 다트 핀을 던져 핀이 꽂힌 지역으로 여행을 간다.

스쿠버 다이빙을 한다.

소젖을 짠다.

다른 언어를 배운다.

자기 분수에 넘치는 비싼 물건을 산다.

좋아하는 곳에서 산다.

마음에 안 드는 직장을 그만둔다.

경찰의 용의자 확인 과정에 참여한다.

전국지 1면을 장식한다.

전속력으로 차를 몬다.

술집이나 바에서 ‘내가 한잔 살게!’라고 외친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사전에 등재될 만한 새로운 단어를 만든다.

비행기 조종법을 배운다.

문신이나 피어싱을 한다.

새로운 것을 발명한다.

천문학을 배워 밤하늘 별자리를 읽는다.

빈티지 와인을 마신다.

해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자기 집을 직접 짓는다.

한밤중에 알몸으로 수영을 한다.

쓸모없는 물건을 전부 이베이에 내다 팔아 돈을 번다.

마라톤을 완주한다.

두려움을 극복한다.

인스턴트식품은 그만 먹고 요리를 한다.

(2010/12/16 17:33 일상을 탈출하기 혹은 탈출을 일상화하기 中)

 

 

 

 

이 정도로만 하자.

하여간 저 사람은 나와 비슷한 사람이다.

그러나 저건 버킷 리스트(Bucket List)라기 보단

그저 일상이다.

저 정도는 평상시에도 해주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도

해 본 일보다 안 해본 일이 더 많은 게

또 우리네 인생이다.

살기 팍팍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가 있긴 하지만

그 이유 하나만으론 좀 초라하다.

 

 

좀 더 거대한 핑계가 필요하다.

아니라면 우리 그냥 한 번 해보는 거다.

돈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 말자.

나 같은 가난뱅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무엇인가?

우선은 좋은 친구를 만나는 일이 시작이다.

내가 멋진 사람이어야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고

좋은 친구란 원래 돈이 없을 때 만나는 법이다.

감이 오는가? 세상의 룰을 쫒아서는 결코 되지 않는 일이다.

 

 

예의 것들이 돈지랄로 느껴진다면

당신은 불쌍한 사람이다.

돈에 갇힌 스스로를 내려다보고

그 빗장을 열어주길 바란다.

또한 그 갑갑한 곳을 뛰쳐나와 훨훨 날아보길 바란다.

 

 

발랄하고 유쾌하며 호기심 넘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소년'이 되길 바란다.

시체를 찾아 탐험을 떠나는 리버피닉스가 되길 바란다.

열정 가득 낭만주의자가 되길 바란다.

그럴 때 세상은 온통 반짝이는 보물섬이다.

 

 

시골 강가에 놀러가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놀러 간 강가에 텃밭을 만드는 사람은 없다.

타당한 이유도, 보장도 없으며, 합리적이지도 않은 일이니까.

그러나 그래서 재미있는 거다.

 

 

나는 그 텃밭에서 수확한 옥수수, 방울토마토,

풋고추를 안주삼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막걸리를 마실 수 있었다.

어릴 적 야생을 잊고 나름 도시인(?)이 된 나는

처음 막걸리의 맛이 탐탁하지 않았으나

차츰 생막걸리 감별사가 되어갔다.

 

 

물론 강호동 손가락만한 옥수수는 초라하기 그지없었으나

거름을 준 것도 아니요, 물을 제대로 준 것도 아닌데

저 혼자 쑥쑥(?) 커 준 것이 기특하고 반가워서

그 자리에서 바로 모닥불에 삶아 먹었다.

그 기가 막힌 맛을 아는 사람은 나와 내 친구 두엇뿐이다.

 

 

그것은 단지 옥수수의 맛이 아니요,

손수 지은 유기농 작물의 맛도 아니며,

시골 강가 낭만의 맛만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을 합친 것 플러스 여름 땡볕에 강가에 모닥불 피워놓고

같이 웃을 수 있는 친구들과의 관계 같은 맛이랄까!

 

 

여름의 강가는 그야말로 정글이다.

그래서 사람이 별로 없다.

다리에 생채기가 나는 것을 감수하고

정글 속을 헤집고 다니면 정말로 사람이 없는 곳도 있다.

천지간에 오롯이 우리들만 존재하는 그런 땅이 있다.

 

 

그런 낭만엔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곳은 오지이기 때문이다.

리버피닉스의 탐험정신만 있으면 된다.

오지는 아프리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하라 사막이나 마다가스카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름 있는 관광지에서도 자동차를 세워두고 조금만 걸으면,

무성한 풀숲을 헤치고 가파른 협곡을 조금만 내려가면,

가슴까지 오는 강물을 헤치고 삼십분만 거슬러 올라가면,

아찔한 바위벽을 조금만 타고 내려가면,

날카로운 풀잎과 가시덤불과 무섭게 달라붙는 도꼬마리를 지나면,

 

 

사람의 흔적이라곤 없는,

하늘과 바람과 낮달과 낭만만이 존재하는,

오직 새나 짐승의 발자국만이 발견되는

무릉도원, 지상낙원, 개인 강변, 나만의 섬, 혹은 private beach,

바로 오지가 나온다.

 

 

그곳은 마치 백두산 천지나 독도의 해돋이와도 같아서

홍수로 물살이 빨라지거나 물이 불어나기라도 하면,

진흙이 늪처럼 질퍽거리기라도 하면,

수영을 못하거나 중이염이 있기라도 하면

자칫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은 때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준다.

아무나 아무 때나 갈 수 있다면

또 간다고 아무나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선물이 아닐 것이다.

항상 대자연의 품속을 거닌다는 자세가 아니면

결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진리가 그 안에 있다.

 

 

인생은 오지여행이다.

누구에겐들 연습게임이 있겠는가?

가시덤불과 거친 물살, 험준한 바위벽을

처음이지만 또 처음이 아닌 것처럼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

아무도 없는 곳, 성냥 없이 불 피우고 밥해먹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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