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다.’는 것은 주인이라는 뜻이다.
주겠다, 마음껏 가져가라는 것은
선물이라는 의미 외에도
여러 가지 뜻이 있다.
그것은 일종의 주인이라는 선언.
주도권이 있다는 뜻.
주거나 주지 않거나
제 마음대로 결정할
자유가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
주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만으로
막강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다.
이를 남용할 경우
자칫 폭력이나 협박이 된다.
주는 것을 생색내지 않을 때
오히려 더욱 막강한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권위까지 획득하기 때문이다.
이는 역설이다.
주도권은 생색낼 때 사라질 수 있다.
많은 부부들이 서로 원수가 되는 것에는
이 주도권과 생색의 역학관계를
잘못 이해한 탓이 크다.
잘못 운용한 탓.
남의 돈만큼 치사한 게 없다.
사랑을 담보하는 것만큼 더러운 게 없다.
돈과 사랑을 담보하지 말 것.
물론 예외는 있다.
진리다.
진리는 가장 빛나는 첨단에 있으면서도
가장 천대를 받는 유일한 영역.
생색내거나 자꾸 드러내는 방법으로
진리에게 원래 그 자리에 맞는
빛과 주도권을 찾아줘야 한다.
진리가 세상을 지배할 때
인간이 인간을 찾게 된다.
진리가 빛나는 자리에 있을 때
세상은 비로소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현자는 약자다.
소수자다.
일단 그 존재가 거의 없어서 그렇고
첨단에 서 있기에 노출되어 있어 그렇고
가장 빛나고도 생경한 것을 가졌다는 이유로
공격받기 좋아서 그렇다.
가난과 고독은 옷이다.
멸시와 오욕은 집,
사랑과 자유와 꿈과 시간만이
가장 어두운 데서 그를 지켜준다.
2014/01/30 16:14
-신비(妙)/현자는 약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