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형수의 죽음

어느 사형수의 죽음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2008. 12. 10. 16:35


어느 사형수의 죽음

 

영화를 보다가 문득,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형수가 된다.


때론 왕도 되지만

주로 아프거나 죽거나,

사지(死地)에 선 사람들이다.


지금,

생의 마지막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그의 마음으로


죽으러 가는 길!

평소엔 그닥 바라보지 않던 하늘,

이 순간 바라보니

‘참 푸르기도 하다.’


내리 쬐는 햇살은

어둠에 익숙한

내 온 몸의 세포를

일시에 흔들어 깨우고


‘그리움이라 할까.’

세포 하나하나가 기억하는

내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이

저 하늘에 겹쳐진다.


말로 못할 서러움, 그리고

하늘과 구름과 햇살과 사랑하는 이의 얼굴,

그 모두가 하나되어

뼈속깊이 사무치니,


오늘 하늘은,

푸르기도 하지만

예전에 보던 그 하늘이 아니다.

‘아, 이젠 죽을 수 있겠다!’


이 죽음이 끝이라면

반드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

그 모든 끝에는 필시

순백의 시작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해도

지금 이 순간 충분히 강렬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다.

그것이 다름아닌 시작이라고!


그 어디에 꿈을 꾸듯 눈감는

사형수가 있다.

조용하게. 마치

신(神)의 품에 든 아기천사처럼 순수하게.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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