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5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5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1 2008. 12. 11. 21:50

학교 다닐 때에 보면,

늘 옷자락을 붙들며 들러붙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면전에서 낯간지러운 칭찬을 해대고

제 우상의 몸종이 되어 시중들기(?)를 자청한다.

제가 타인과 동등하지 않은 것에 전혀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이들.

스스로를 낮추기에 익숙한 자들은 또한

타인을 업신여기기에도 인이 박혀 있다.

자신보다 나은 이는 추종하고 자신보다 못한 이를 업신여기는 일은

그들에겐 아주 간단한 일일 터, 그들에게 인간은 동등하지 않다.

 

 


그런 자들일수록 자기 위치를 재빠르게 파악할 줄 안다.

대통령은 자기보다 잘났으니 각하라 부르며 따라 다니면 되고

운전기사는 저보다 못났으니 무시하면 된다.

이런 부류는 병원에 가면 의사에게는 선생님이라 부르며 굽실거리고

간호사에게는 제법 큰 소리를 친다.

물론 의사도 등급이 나뉠 것이다.

이런 이를 만나면 젊은 레지던트들은

간호사나 마찬가지의 대우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제가 더 가진 게 많다고 여겨진다면

병원원장쯤은 비서 다루듯 하겠지만.

 

 


그러니 신에게서의 독립은 꿈도 꾸지 못할 일!

그저 신이 자신을 선택해준 것에 대해 감지덕지, 의기양양이다.

신에게 선택 받았다고 믿는 수많은 종교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신은 인간을 선택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스스로 신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영혼이 가난한 자에게도 태양은 그 빛을 비추고

천성이 악한 자에게도 대기는 그 품을 내어주듯이

신은 노아의 방주에만 그 빛을 비추지는 않는다.

아니, 노아의 방주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존재한다면 함부로 신을 선택한 담대하고도 발칙한,

유사 이래 몇 안 되는 그이들의 마음속에나 존재할 것이다.

“신이여, 더욱 강해지고 아름다워질지어다!”

그리하여 거듭 나는 외치는 것이다.

 

 


하여간 지금 이 순간에도 붉으락푸르락 흥분하여 말을 잇지 못하는,

신의 은총을 받은 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하긴 노예근성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야 없겠다.

선생님 앞에 앉은 다소곳한 학생회장처럼

천자 앞에 엎드려 절하는 신참 왕처럼

얌전하게, 겸손하게 신의 뜻이나 따르며 살다 가라지.

 

 


걸핏하면 신성이 침범 당했다고 호들갑 떨어대는 그들에게.

성적 소수자들이야 당연히 신에게 도발한 불경한 존재!

호들갑 떨며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인간들이나

막상 스타가 죽었다고 하니 꽃다발 받쳐 들고 무덤 찾아가는 인사들이나

근본에 있어서는 다 같다.

인기 있던 이에게는 그나마 유래 없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진다지만

죽은 이가 그들을 반가워 할리 있겠나?

나라면, 죽어서도 그들 역겨운 자들을 봐야 한다면

차라리 저 우주 밖으로 다시 사라지기 위해 한 번 더 나를 죽일지도 모르겠다.

제 안에 제가 없는 허깨비 같은 자들.

사랑이 떠나고 나서야 사랑타령하고, 진실이 가고 나서야 진실 타령하는 자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은 어느 바보 같은 작자의 말일까?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

가까이 있을 때 정작 가까이 있으면 안 되며

멀리 있을 때 오히려 멀리 있으면 안 된다!

 

 

어쨌거나 오늘도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사랑’이란 말로 허겁지겁 허한 가슴 채우는 이는 봤지만

사랑 그 자체를 가슴 가득 품어 안은 이는 거의 보지 못했다는 사실!


누구나 살아가는 모습은 같다.

시선과 태도와 그 순간순간이 다를 뿐!

눈이 깊지 못하면 진정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타인에 신경 쓰다 보면 진정 보아야 할 자신을 보지 못한다.

그저 생의 파편들과 씨름하며 전 생을 보내야 한다면 그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눈물을 흘려야 한다면 그들 서글픈 영혼들을 위해 흘려야 할 것.

나는 오늘도 저 푸르른 하늘이 그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왜 하늘에 대고 도발하지 못하는가?

왜 신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가? -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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