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는 관계 맺는 것

존재는 관계 맺는 것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2008. 12. 10. 20:47
존재는 관계 맺는 것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석을 얻은 이가 있었다. 처음에 그는 보석을 얻었다는 것, 그 이유 하나만으로 기뻤다. 그 기쁨은 한동안 지속되었다. 세상은 찬란한 빛으로 가득했고 우주는 온통 그의 기쁨을 축복했다.


제아무리 값진 보석도 그의 것보다는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 갈 수 없었다. 보석을 알아보는 이가 단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랑할 수도 없었고 그 아름다움을 함께 칭송할 이도 없었다.


그는 점차 보석이 되어갔다. 마침내 스스로 빛을 낼 수밖에 없었다. 자랑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찬사를 받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존재는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존재한다는 충분한 이유로 의미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보석은 존재하는 이유만으로 의미를 가질까? 높은 성 맨 꼭대기에 홀로 빛나는 보석이 세상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아니다. 의미는 서로 관계 맺을 때에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다. 관계 맺지 못한 존재는 이미  그 존재의미가 없다.


존재한다는 것은 그러므로 관계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그 관계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의미가 완성되는 것이다. 보석을 알아보는 이가 없기 때문에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미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게 주어진 오늘 이 순간을 완성하지 못하면 이 순간은 그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내 존재를 완성하지 못한다면 결국 내 존재는 의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인간 삶이 짐승의 그것과 다른 것이 무엇이겠는가.


완성해야 한다. 스스로를 완성하여 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단지 보석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으로는 관계가 될 수 없다. 단지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으로는 관계가 완성될 수 없다.


신(神)이 애초에 그랬다. 스스로 완전함에 머물지 않고 인간을 재현했다. 또한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함으로써 이 순간을 완성하고 있다. 그 완전성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신을 인정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과의 관계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 세계를 제패한 뒤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이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와 같은 화두이다.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간으로 태어나 세계를 아울렀다면, 혹은 우주를 꿰뚫었다면 그것만으로 삶은 충분히 빛나는 것일까.

 

아니다! 마치 신의 그것과 같아야 하리라. 그처럼 창조하고 그처럼 만나야 하리라. 끊임없이 재현하고 매 순간 소통을 시도해야 하리라. 마침내 그도 신처럼 누군가의 응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그의 손을 잡고 기꺼이 그 계획에 동참할 것이다.


마침내 신의 완전성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이것이 바로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의 삶이다.-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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