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다가오지 마라!
나는 사회적 자살자이면서도
끊임없이 다른 세계와의 접촉을 시도하므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살은 아니다.
의도적 자폐증, 꿈과 시간의 지배자!
나는 완강하다.
교육과 제도, 법과 규칙, 조직과 집단, 통제와 권위,
내가 가장 혐오하는 것들에 대해!
나의 욕망은 신랄하다.
조심성 없는 이라면 함부로 다가오지 마라!
날카로운 내 꿈에 언제 베일지 모른다.
인간은 각자 다른 별에 살고 있다!
여기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땅,
나의 시계들은 멈춰있다.
마치 시간이 흐르기라도 한다는 듯이 의기양양 째깍거리며
온 방을 잠식하도록 내버려 둘 줄 아는가?
나의 세계는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한다.
또한 나의 왕국과 신(神)의 사이에는 통로가 있다.
그곳은 광야를 그리워하는 나의 무대.
혼자일 때 더욱 활발하여
영혼은 늘 거친 황야를 달린다.
삼차원에 사는 사람에게
사차원의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평면의 세상에선
입체의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
언어는 단어와 문장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맥락으로만 백 퍼센트 이해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세계를 뛰어넘는 수밖엔 없다.
세계와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 한다.
그 다리의 재료는 오로지 사랑.
그곳에서 두 다리를 각 세계에 튼실하게 딛고 있어줄,
거인이라도 필요하다.
나의 일은 세계와 세계의 사이에
다리를 건설하는 일이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