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이 돼라

설렘이 돼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3. 2. 05:26

 

 

 

네 이름은

설렘.

 

너에게 이름을 붙여준다면

내게 그런 자격이 있다면

 

행운보다,

행복이라는 이름보다

 

설렘이 낫겠다.

미래보다도 낫겠다.

 

두근두근

울렁일 수 있는,

 

백 퍼센트의 가능성만을 향해 가파르게 치닫는

서스펜스 그 자체!

 

숨 막힘!

현자는 오로지 그것으로 숨 쉰다.

 

숨 막히지 않고는

숨 쉴 수 없다.

 

헤어지지 않고는

만날 수 없다.

 

떨어지지 않고는

하나 될 수 없다.

 

그렇다고 밀고 당기며

고문하지는 말 것.

 

나는 네 이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미 가사상태.

 

인류는 나의 애인.

너는 인류가 돼라.

 

애인이 아니라

친구가 아니라

 

추억이 아니라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오직 인류,

오로지 존재가 되어라.

 

너도 생각나는 이름이 있다면

이미 행운아.

 

추억은 죽고

설렘은 실종된 세상.

 

130억년 만에 잠시 떨어져 있는 건

이별이 아니라

 

지옥이 아니라

설렘이다.

 

2014/03/02 05:03

-신비(妙)/설렘이 되라!

Posted by 신비(妙)


 
 
 
 
 
만약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다면

데미안을 읽으라고 하진 않겠다.
데미안이 되어 주지.

그리스인 조르바나
칭찬하고 있지는 않겠다.

아예 조르바가
될 터이다.

당연히 자기 앞의 생이
어쩌고저쩌고 하지 않는다.

차라리 모모를 죽이고
우뚝 일어서라고 하겠지.

지금 이 순간도 ‘나 여기 있다!’
매순간 너에게 말하고 있으니까.

영원히 데미안으로 남아달라는
친구가 있다.

그렇다면 조르바도 되어주고
대어를 잡는 노인도 될 수 있다.

어린왕자이며 여우이고
코엘료의 주인공도 된다.

저 책들을 다 보지는 않았다.
어린 시절 너무 많은 책을 봤지만

이상하게도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중학교 때 철학 전집을 다 살펴봤지만
시시했을 뿐.

사람들은 책을 읽고
대화를 시도하거나

멋진 구절을 인용하며
잘난 척을 하지만,

그런 이와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는 책은 읽었지만

생을 살지는 않았다.
진리 안에 있지 않았다.

나는 저 책들을 읽는 대신
생을 살았다.

멋진 구절을 인용하는 대신
위대한 순간을 포착했다.

내 앞에 펼쳐진 생을
감당하기에 바빴다.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가하게 책이나 읽을 만큼
우주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신을 만난 것은
책을 통해서가 아니다.

진리를 목도한 것은
남의 생을 살아서가 아니다.

오로지
순간을 음미하는 것.

오직 내 앞에 펼쳐진
생이다.

이제는 읽을 수 있다.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조르바와 노인은 친구다.
로캉땡과 데미안도 친구로 쳐주지.

그 정도는 돼야 말이 통한다.
물론 그대는 책을 읽어야 할 것.

생을 살 확률은 이미 없으니까.
나와 만날 기회가 아예 없으니까.

신이 그대를 방문하지 않으니까.
진리와도 그러하니까.

그럼에도,
나는 그대다!

나 여기에 있다.
항상 변치 않고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그대의 몫.
자, 이제 어쩔 텐가?

2014/03/01 16:26
-신비(妙)/Here I am

Posted by 신비(妙)

그대와 랑데부

그대와 랑데부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3. 1. 15:27


 
 
그가 늘 홀로 있는 것은
그것이 좋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사랑해서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뜨거워서다.

같은 종족을
간절히 원해서다.

진짜 만남을 갈구하고
진짜 인간을 소원해서다.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다.
사랑 그 자체의 사랑이다.

신과 연애하고
시간과 친구하는 것.

진리와 데이트하고
우주와 접속하는 것.

그는 매순간
그대와 만난다.

다만 그대가
진리 안에 들어 와 있다면.

우주를 유영하고
신과 조우하고 있다면.

그 허기진 정신과
랑데부하고 있다면!
2014/03/01 15:14
-신비(妙)/그대와 랑데부
Posted by 신비(妙)

진짜를 탐하다

진짜를 탐하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3. 1. 13:14

 


 

 
가슴이 아리고
쓰라릴 땐
무슨 약을 먹어야 할까?

가끔 내 글을 보고
저릿저릿,
나락으로 떨어진다.

세상을 보면
눈물겹게
웃게 된다.

중병이다.
따로 독주를
마시지 않아도

뱃속까지
찌릿하게
전율이 온다.

목구멍부터
따라 내려가며
내장을 훑는

악마가 있다.
내 안에는
괴물이 산다.

그래도 정신병원엔
가지 않겠다.
가면 못 나온다.

물론
나라면 기어이
탈출하겠지.

고분고분
착한 환자가 아니라
독한 마녀로

살기.
진짜를 탐하기.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2014/02/28 15:58
-신비(妙)/진짜를 탐하다
Posted by 신비(妙)

큰 병을 앓다

큰 병을 앓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2. 28. 12:07


 
 
나는 따로
정신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

나의 정신병원은
나의 정신이니까.

매순간 주치의로 부터
치료받고 있으니까.

나의 주치의는
아주 예민해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체크해준다.

병명을 따로 얘기하진 않지만
치료는 정확하다.

자신이 아는 것을
나열하지 않고

내 현실을
공감해준다.

지식이 아니라
진리를 던져준다.

질문을 해준다.
답을 찾게 한다.

그는 신이 아니다.
나 자신이다.

장대하게 자라
이제는 울지 않게 된

생의 친구다.
신의 멘토다.

정신병원에 간다면 아마
평생 나오지 못할 지도!

그들이 보기에 난 정말
큰 병을 앓고 있다.
2014/02/28 11:32
-신비(妙)/큰 병을 앓다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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