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것을 다른 이는 모를까 염려하는 것은
지성인의 고매한 오만이겠으나,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이는 모른다 비아냥대는 것은
지식인의 비겁한 자만이다.
그저 초라한 자기고백이다.
지성인은 일으키고, 지식인은 쓰러뜨린다.
지성인은 비평하고 지식인은 비난한다.
지성인은 진짜고 지식인은 가짜다.
빛나려면 다만, 선구자여야 하는 것!
함부로 배설하지 말라.
스스로 빛나는 자는 오히려 무엇보다 단단한 핵을 품고 있다.
-신비(妙)
그러므로 인간이라면,
마땅히 신의 그 유혹의 손길을 닮아야 하리!
끊어진 활시위,
늘어진 현,
널부러진 가부장,
권태에 빠진 연인은 신을 부정하는 가장 명백한 증거.
봄과 새생명을 잉태하지 않은 모든 죽은 것들을 경멸하기!
-신비(妙)
중요한 것은 '삶'이다.
삶이 곧 예술이자 종교가 되어야 하는 것!
대중예술이나 순수예술이 따로 있어 그 중 어느 하나가 더 격이 높은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에 바로 가 닿는 것이 '예술'이다.
그러므로 '깨달음'이 아니면 안 된다.
한 번 빛을 본 자의 위용!
바로 인간 그 자체가 예술이어야 한다.
그의 삶 자체가 예술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재범과 이소라는 명실 공히 예술가이다.
그 진실을 함부로 부인할 순 없다.
한낱 인간인 자와 그 삶이 통째로 예술인 자의 차이가 바로
그의 삶에 대한 태도, 진지한 그 자세이기 때문이다.
신이 낳고 세계가 사랑한 천재, 김기덕이 그러하듯이
소외된 천재, 고독한 롹커, 김태원이 그러하듯이
그들은 이미 그 자체로 예술!
있는 그대로 진리이다.
노래가, 연주가, 영화가 예술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예술이다!
만드는 이가 예술이면,
일개 예능프로그램도 예술이 되는 법!
내가 일찌기 '무한도전'과 '나는 7ㅏ수다'를 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유이다.
그 무슨 오페라 따위가 아니라!
앞에 '순수'나 '정통'이 붙는다고 해서 그것이 곧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당연히 임재범과 이소라가 함께 있을 때, '나가수'는 예술이었다.
지금 대중은 단순히 일개 연예인을 안티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예술작품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와 청중은 이 작품에서 반 이상의 롤(role)을 차지한다.
당연히 예술작품의 훼손은 용납될 수 없는 일.
위대한 예술작품에 한 치의 오점도 용납할 수 없다는,
대중의 거룩한 마음을 알아채야 한다.
그것이 곧 신의 고독을 눈치채는 일이고,
수십세기를 광속으로 살며 우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 꿰뚫어야 간신히 볼 수 있는, 신의 미소를 보는 일이다.
그를 모르고선 지성인이라 할 수 없고
예술을 논할 자격은 더더욱 없는 것!
예술도 아닌, 그저 예능프로그램을 논하는 일이라면,
요즘 개도 안 물어갈 연예부기자, 문화비평가, 혹은 그 숱한 블로거들에게 양보할 일이다.
원래 예술에 권위란 없다.
있다면, 삶의 네 귀퉁이를 두루 섭렵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
그 권위는 경우에 따라 -위의 예처럼-한 개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 폭과 깊이에 따라 자연스레 대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순수예술이니, 대중예술이니 하는 헛소리 따위는
애초에 집어치워야 하는 이유이다.
-신비(妙)
p.s
라디오, 2시의 데이트에서 김어준의 나가수 비평은 재미있게 듣고 있다.
대개가 명쾌하고 정확한 이야기.
이 양반, 뭘 좀 아는 양반이다.
사람의 심리에 대해, 삶의 역설에 대해..
그러나 어설프게 안다.
정작 인간 그 자체에 대해서는 모른다.
인간은 완성하려는 욕구가 있다.
무엇을?
삶을, 이야기를, 예술작품을, 커다란 동그라미를..!
이는 거대하고도 위대한 욕망!
지금 대중은 그 위대한 작품을 일개 연예인과 PD가 망쳐놓은 사실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은 언제라도 그 <완성>의 마지막 단계이며,
필요충분조건이다.
더구나 이는 누군가 댓가를 치루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오로지, 대중이 함께 만들어가는 위대한 예술작품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중차대한 문제인 것이다.
차원이 다르다.
쓸데없이 거기서 왜 댓가를 치루고 앉아 있는가?
기차가 위용을 뽐내며 지나는 길에 붕붕카 들어가면 큰일난다.
애초에 큰 일 나게 되어 있었던 일.
그의 인성이나 실수가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모습 나조차 불안해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싶어.
감당할 수 없어서 버려둔 그 모든건 나를 기다리지 않고 떠났지.
그렇게 많은 걸 잃었지만 후회는 없어. 그래서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것보단 혼자를 택한거지. 고독이 꼭 나쁜 것은 아니야.
외로움은 나에게 누구도 말하지 않은 소중한 것 깨닫게 했으니까!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줄거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거야! 더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세상 견뎌낼 그 힘이 되줄거야. 힘겨웠던 방황은.
-비상 (임재범)
담담한 듯 말하지만,
그 말은 무엇보다 절절하고 강렬하다.
또한 세상과의 조우를 꿈꾸는 강력한 의지가 보인다.
그 철저한 고독!
그 철저한 고립!
상처 입은 야수,
고집불통, 거친 야생마같은 청년,
하지만 이제는 성숙하여 커져버린 남자!
그의 방황은 오히려 그를 키웠다.
이제는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
지난 고독은 참으로 장대했다.
때문에 이 노래는 세상을 훨훨 날아 보리라하는,
어쩌면 비장하기까지한 의지가 보여야 한다.
거칠지만 미숙하지 않고,
절절하지만 연약하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장엄한 희망!
부드럽거나 연약하게 호소해서는 안 된다.
결코 주저하거나 웅얼웅얼, 조곤조곤 대화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상처받은 야수 그대로여서도 안 된다.
반드시 그 고독으로 인해 크고 장엄하게 성장해 있어야만 한다.
그에게서 거대하고도 성스러운 기미를 느낄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절절하고도 강렬하게!
자신의 모든 생을 그 단 한 순간에 녹여내어!
"준비는 끝났다.
자, 그럼 이제 세상은 내 것이다.
마음껏 훨훨 날아오르리라!"
바로 이렇게 불러야 한다.
비상은 임재범의 자전적인 곡이다.
또한 작곡에도 참여한 곡이다.
곡에 담긴 그 심연같고, 폭풍같은 영혼의 울림을 듣지 못한다면 실패다.
그 고동을, 박동을 제 영혼으로 울부짖어 토해내지 못한다면 결국 실패다.
-신비(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