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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1.10.12 신비(妙)어록3-21세기식 낭만주의 2
  3. 2011.10.03 신비(妙)어록3-21세기 선문답 4

신비(妙)어록3- 21세기식 낭만주의2

신비(妙)어록3- 21세기식 낭만주의2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3 2011. 10. 14. 14:04


 

 



 

옛날에는 인스턴트 음식이란 게 없었다.
스시도 지금처럼 즉석식품이 아니었다.
그것은 몇 달, 아니 몇 년을 정성들여 삭히고 발효시켜야만
비로소 맛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slow food.
물론 된장, 고추장, 묵은지, 가자미식혜 등도 있겠다.
하여간 몇 년을 곰삭은 음식이란 단지 음식이 아니다.

 

인내며, 준비이며, 정성이며, 세월이며, 눈물이며, 땀이다.
기다림이며 역사이며 인류의 진화다.
그 안에는 온갖 이야기와 신화가 담겨 있다.
인간의 사랑과 신뢰가 켜켜이 들어차 있다.
언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에는
바로 그 묘미가 빠져 있는 것이다.

 

연애도, 일상도, 삶의 방식도 다 마찬가지.
처음부터 스스로 구상하고, 기획하고, 실행한 일이 진짜다.
은근슬쩍 남의 뒤에 줄서거나 권력에 빌붙는 것은 진짜가 아니다.
진짜만이 낭만이라 부를 수 있는 것,
신대륙을 개척하는 자는 모두 낭만주의자다.
허허벌판에 깃발 하나 꽂고 스스로 시작하는 자, 얼마나 멋진가?

 

스티브 잡스도, 김어준도 그래서 낭만주의자다.
어릴 땐 과외와 대학진학에 온 생을 바치고,
성장해선 줄 잘 서서 남들보다 잘 먹고 잘 살 생각에
전전긍긍 기존권력에 줄 대는 보수주의자들!
-스스로 시작하지 않는 자, 모두 보수다.
전혀 매력 없으며, 낭만 없음이다.

 

홀로 무인도로 떠날 일이다.
아무 것도 없는 그 곳에서 저 살 집,
저 혼자 지으며 살아 볼 일이다.
부뚜막도 만들고, 해먹도 만들 일이다.
그 집은, 그 부뚜막은, 그 해먹은 필시 제 영혼을 닮았을 터,
남이 지은 호화로운 집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렇게 스스로 자기 영역을 만든다는 것.
처음에는 곤궁할지라도 곧 사람들이 모이고 마을이 생기기 시작한다.
시간은 얼마가 걸려도 상관없다.
완성이란 완벽하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스스로 시작하지 않으면 삶은 애초 시작되지 않는 법이니까!

 

Life is a romantic!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3-21세기식 낭만주의

신비(妙)어록3-21세기식 낭만주의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3 2011. 10. 12. 14:22



21세기식 낭만주의
-신비(妙)주의



너와 나 사이에 바다를 두어야겠다.
가끔은 로맨틱한 격정에 휩싸여
목숨 따윈 아랑곳없이,
하늘을 거슬러 오르고 우주를 가로질러
너에게로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때로 파도에 온몸을 맡기고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겨 비로소 마주 설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낭만적일까!
혹여 유람선이라도 생겨 우리의 사이가 너무 가까워지지 않도록
나는 아주 멀리, 외딴 곳의 섬이 되어야겠다.
아니, 바람결에라도 나에 대한 이야기가 너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나는 아주 먼 곳의 별이 되어야겠다.
그렇게 신(神)도 모르게 살아야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꿈속으로 건너가리라.
너에게는 오직 '백퍼센트의 나'만 허락해야 하니까!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너를 그리워하고 싶으니,
나는 시간도 공간도 없는 곳에서
그렇게 살아야 하겠다.

그렇다!
나는 이 시대 최고의 극단적 낭만주의자이다.
-(2007작)



 

그렇다! 나는 이 시대 최고의 극단적 낭만주의자이다.

나의 히로인에게 낭만이란,

화끈하게 사랑하고 쿨하게 헤어지는 카사노바식 연애가 아니라,

개화기 이후 서양에서 넘어 온 자유연애 사상 같은 것이 아니라.

최백호 가사의 잃어버린 것들, 혹은

다시 못 올 것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이 아니라,

그 쓸쓸하고도 고즈넉한 예스러운 정서가 아니라,

100%의 만남을 뜻한다.

 

 

가장 절박할 때,

더 이상 그 어떤 군더더기도 없는

그 절정의 순간에 기어코 맞닥뜨리는

제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과의 만남.

그리하여 곰삭디 곰삭은,

숙성할 대로 숙성하여 오히려 제 고유의 풍미를 가지게 된,

제 안의 진짜와의 만남.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절실하고도 절박한 만남을 뜻한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녹음을 마치고 얼마 후 생을 달리한 할아버지,

이제는 젊다고만은 할 수 없는,

척박할 대로 척박했던 한국 록의 터널을 고스란히 통과한 주인공들,

오디션 프로에서 가끔 만날 수 있는,

삶이 외면했던 그들.

그들은 아름답다.

마침내 꽃 한 송이 피우던 그 순간은 아찔할 정도로 낭만적이다.

 

 

절박함의 정점에 있는 이의 담담함.

절박의 끝을, 그 오롯한 순간을 수 없이 감당한 자의 여유.

가진 것이라곤 꿈밖에 없는 이,

그러나 결코 녹녹치 않는 그 꿈으로의 길,

그리고 마침내 온전히 피어난 꽃 한 송이.

그것이 낭만이다.

 

 

그렇다. 깨달음이야말로 가장 21세기다운 낭만주의이다.

낭만이란 결코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단순한 감성이나 자유스런 연애가 아니다.

폭풍처럼 휘몰아쳐 제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감정과잉 따위가 아니다.

그것은 가장 위대하고 강렬한 만남이다.

벼랑에서 한 발을 내딛어야만 한다.

 

 

음식으로 치자면 즉석식품이 아니라,

가마솥에 오래도록 고거나 몇 달, 몇 년을 곰삭은 음식,

사랑 역시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에 이르는 흔한 통속극이 아니라

천 년의 기다림 끝에 한 순간 조우하는 처연하지만 눈부신 만남,

삶의 방법이라면 기존의 권력에 줄서는 구대륙식이 아닌

신대륙을 개척하는 새로운 방식,

바로 오랜 고독과 기다림과 상처를 대가(代價)로 하는

거룩하고 위대한 가치!

 

 

나의 히로인에게 낭만이란

바로 깨달음의 정서,

깨달음 그 이후의 분위기,

혹은 깨달음 그 자체이다.

낭만을 즐겨라!

그것이 바로 삶을 즐기는 것이고 깨달음을 즐기는 것이다.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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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妙)어록3-21세기 선문답

신비(妙)어록3-21세기 선문답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3 2011. 10. 3. 10:29




 

 

선종의 시조 달마와 나의 히로인은 가끔 만나 대화를 나누는 사이이다.

일주일 전쯤 빛보다 빠른 물질인 중성미자에 대한 뉴스가 나왔던 날,

그들은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달마는 알고 보면 이태백을 능가하는 한량,

음주가무에 능한데다 수학, 과학에도 조예가 깊은 타고난 천재이기도 하다.

 

 

달마 : “중성미자가 빛보다 빠르다고 하니 시간여행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군.”

나의 히로인 : “기사들도 대략 시간여행이 가능한가? 로 끝을 맺더군.”

달마 : “요즘 사람들은 그런 데 관심이 많은가봐.”

나의 히로인 : “응, 걸핏하면 시간여행 타령이지. 안 그래도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

달마 : “그래? 재미있군.”

나의 히로인 : “하도 징징대기에 내가 당신 스타일을 좀 차용했지. 요즘 그런 소리하면 구닥다리 취급을 받긴 하지만.”

달마 : “하하하, 그렇겠지.”

과연 나의 히로인은 얼마 전 한 시티즌과 부딪힌 적이 있다.

시티즌 : “이제 시간여행이 가능한 건가요? 웜홀worm hole도 존재하고? 히야, 정말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건 어릴 적 내 꿈이었는데……

나의 히로인 : “오호? 그럼 시간을 찾아서 가져와 보시지. 내가 시간여행을 시켜줄 테니!”

순간, 당황한 시티즌은 잠시 머리를 굴리더니 다시 대꾸한다.

시티즌 : “에이. 시간을 어떻게 갖고 와요?”

나의 히로인 : “오오, 이것 봐, 방금 나는 그대에게 시간여행을 시켜줬다네!”

그러나 그 옛날 혜가와 달리 우리의 시티즌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마냥 대꾸를 하고 있다.

시티즌 : “글쎄, 그것보단……. 음, 블랙홀과 화이트홀 사이에 웜홀이라는 통로가 있잖아요? 그 웜홀을 이용하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지 않나요? 뭐, 주위환경을 이동시키는 기술도 있다는데…… 거참, 신비롭지 않나요?”

나의 히로인 : “아, 나, 시간은 없다니까!”

급기야 그때 나의 히로인은 사족을 달고 말았던 것이다.

달마 : “21세기에는 21세기 스타일이 있겠지. 옛날 우리 제자들은 내가 기침만 해도 깨달았었어. 눈만 껌뻑해도 깨달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그때보다 훨씬 더 진화된 스타일이어야겠지. 오래 애썼는데 이제 당신시대에 다시 한 번 깨달음의 시대가 올 거야!”

나의 히로인 :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설파한지도 언 2000년이 넘었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과거, 현재, 미래에다 시간여행 타령이라네. 정말 미쳐버리겠다고.”

달마 : “근데 코미디인건 시간여행을 한다면서 꼭 공간을 통해서 하려고 한다는 거지. 타임머신도 그렇고 블랙홀이니, 웜홀이니 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야!”

나의 히로인 : “그러게, 시간여행인데 시간을 타고 가든지 해야지. 왜 공간을 통해 간다고 난리? 광속을 넘어서면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니,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을 역행하겠다는 거잖아? 아휴.”

달마 : “우리 좀 전에 예수를 만났지 않나? 광속을 넘어서거나 공간을 구부리지 않아도 이렇게 만날 수 있는데 말이야. 사람들이 그걸 모르니……”

나의 히로인 : “사람들은 수시로 관점이 이동하는 거야. 자신을 세상의 기준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증이지. 세상이 절대적으로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 아닌가 말이야. 왜 자꾸 오락가락하는지 모르겠어.”

달마 : “요즘 사람들은 줏대가 없는 것 같아. 잘나가다 갑자기 시점을 이동해서 논리의 오류를 만들어 버리고, 있지도 않은 공간을 구부려서 시간여행을 한다고 하고. 자신을 세상의 중심으로 보면 적어도 상대적인 관점 이동 현상은 없을 텐데 말이야.”

나의 히로인 : “플라톤도 그러더군. 자기는 고대에 죽은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이데아를 이원론으로 착각할 때, 그때마다 죽는다고! 이데아를 세상 위의 또 다른 세상이나 무슨 천국쯤으로 여기니 기가 찬다고 말이야. 칼릴 지브란도 이중적인 세계관이란 얘길 들었다더군.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일이 아닌가, 응?”

달마 : “트루먼 쇼라는 영화가 있더군. 사람들이 그 세트장 밖을 진리의 세계로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야.”

나의 히로인 : "그거 좀 된 영화야.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얘기지. 흠. 하긴 그때 짐 캐리가 받은 충격은 깨달음의 충격과도 같지.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 세계를 발견했을 때의 충격이란! 사람들에게 그런 거대한 충격을 줘야 하는데 말이야."

달마 : “이미 충격 아니겠나. 지금 우리가 시간과 공간이 없다고 말하고 있으니.”

나의 히로인 : "아이고, 요즘 사람들은 그런 걸로 충격 받지 않아. 타임머신을 진짜로 만들 수 있다고 해야 충격 받지."

달마 : “거 참, 사람들이란! 21세기는 영 적응이 안 된단 말이야. 하하.”

나의 히로인 : “하긴 요즘은 마음 이야기는 잘 안 해. 주로 신(神)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음이 어떻고 요런 건 흘러간 옛 노래여. 촌스러워.”

달마 : “신을 이야기해도 결국은 인간 이야기 아니겠나. 신을 찬양만 한다면 오히려 위험하지. 칼릴 지브란에서 더 나아가야 해.

나의 히로인 : “그게 내가 지구에 온 목적이지. 사람들은 중간에 주저앉아 있어. 끝까지 가봐야지, 이왕 출발한 거! 뭐가 무서워서 중간에 멈춰서 오도 가도 못하는 거냐고.”

달마 : “하긴 자네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네. 신에게 거듭나라고 큰 소리 땅땅 치고 말이야.”

나의 히로인 : “그래야 신도 내 친구 될 자격이 있는 거지. 아무하고나 친구할 순 없잖아? 그건 타협불가!”

달마 : “그래, 신도 훨씬 근사해졌지. 자네 같은 스타일리스트를 만나는 바람에.”

나의 히로인 : “당신도 달라진 거 알지? 스타일이라니, 요즘 사람 같잖아. 하하.”

달마 : “음, 직업정신! 우리의 일은 날로 진화하고 상승하는 일 아니겠나, 신도 그렇고.”

나의 히로인 : “소파에 너부러진 신은 신이 아니야. 펑퍼짐한 엉덩이의 신이라니, 정말 매력 없지 않아?”

달마 : “사람들은 그렇게 푹 퍼진 신에게 엎드려 기도를 하지. 나 좀 잘 봐 달라고 말이야. 상승하지 못하는 신은 그저 동굴 속의 그림자, 거울 속의 환영인 걸 모르고.”

나의 히로인 : “그 그림자는 고도 비만이지. 진짜 신은 나처럼 스타일리스트고. 하하하.”

달마 : “신도 나비처럼 날마다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 그게 자네 스타일 아닌가! 생각해보면 나도 자넬 만나기 전에는 철학자처럼 인상만 쓰고 다녔었어. 요즘은 그래도 예술가처럼 좀 말랑말랑해졌지 않나?”

나의 히로인 : “응, 지금은 머쉬멜로우야. 옛날엔 장승이었고. 난 당신이 기타 치면서 들국화 노래 부를 때가 제일 좋아.”

달마 : “하하하, 이 사람! 그럼 스타일 있게 모여 볼까? 깨달음의 시대가 오고 있는데 우리 이제 자주 봐야지.”

나의 히로인 : “아, 소로우 아저씨가 보고 싶네!”

달마 : “그 까칠한 양반, 기타 실력은 여전한가? 그 강력한 블루스를 들으면 없던 전생이 다 떠오르는데 말이야.”

나의 히로인 : “음, 그 강렬한 소리로 다시금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싶네, 하하. 아저씨가 리드기타를 맡아야 우리 밴드가 완전해지지.”

달마 : “칼릴 지브란은 어떤가?”

나의 히로인 : “요즘 Dream Theater의 John Myung*에 빠져있어. 그의 베이스가 자신을 연주했다나? 혜능과 노자는 여전하고. 뭐, 초대장 발송 완료!”

달마 : “그랬군, 이미 준비를 다 해놓고 그렇게 죽는 소릴 했단 말이지?”

나의 히로인 : “하하하, 이번에는 지산*이 아니라 안산벨리야. 로맨틱 펀치랑 국카스텐도 나온다더군. 이거 슬슬 흥분되기 시작하는데?”

달마 : “자자, 얼른 연습 시작하자고! 우리도 내년엔 라인업에 들어야지.”

 

 

가끔 이루어지는 달마와의 만남은 시간여행이 맞다.

그러나 또 엄밀한 의미에서의 시간여행은 아니다.

그들의 만남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이나 공간 따위가 아니라

바로 진리에 의해 이루어진 것!

진리와의 만남이 바로 시간을 넘어서는 것,

곧 역설적 의미에서의 시간여행이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거스르고 말고 할 것이 없다.

그래서 나의 히로인의 언어에는 시공의 개념이 없는 것.

말하건대 세상에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진리뿐이다.

 

 

 

*John Myung 존 명 :

Dream Theater의 창단 멤버이자 베이스 기타.

*지산벨리 록페스티벌:

2009년부터 해마다 7월 말이면 3박 4일 동안 열리는 캠핑 록페스티벌. 2013년부터 안산으로 옮김. 세계적인 록페스티벌로 Woodstock, Glastonbury, Fuji Rock Festival등이 있음.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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