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시간, 아빠는 꿈

엄마는 시간, 아빠는 꿈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3. 13. 16:44


 
 
뱀 머리가 될지언정
용꼬리는 되지 않기.

하물며 너의 유혹은
치명적이지 않다.

수많은 주인공 역을
그동안 거절했다.

왜?
난 감독이니까.

 

그것도

작가주의.

내 영화는
내가 만든다.

작지만
상영관도 있다.

거대한 상영관을
탐낼 이유가 없다.

아무리 커도
진리와 만나지 못하면 실패.

나는 매순간
인류와 만난다.

매순간
요동친다.

일렁이고
들썩이고

이쪽 끝과 저쪽 끝이
연결된다.

지금 이 순간
너와 만난다.

아니라면 너는
이미 죽었다.

이쪽 끝이 죽으면
저쪽 끝도 죽는다.

우주가 죽으면
인간은 죽는다.

나도 너 때문에 요동친다.
네 덕분에 일렁인다.

내가 초대하면
너는 달려오고

네가 달려오면
나는 피어난다.

나는 우주다.
글을 쓰지 않아도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너와 만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가능성 100%의 우주.

지금 이 순간
늘 완성된다.

우주가 그러하다.
진리가 그러하다.

매순간 만날 수 있는
가능성만으로 끝까지 갈 수 있다.

매순간 만나는 것이
그 어떤 만남보다

위대하다.
짜릿하다.

글 쓰지 않아도 된다.
죽어도 된다.

그럼에도
아기가 잉태되어 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언제든 죽어야 하건만

이미 불가능.
아기가 뛰어논다.

심장은 힘차게 박동하고
발길질은 용맹하다.

위대한 작품이다.
미래의 꿈이다.

미래 때문에 산다.
네가 죽을까봐 산다.

엄마는 시간.
아빠는 꿈.

너는 대모가 되어라.
인류의 대표가 되어라.

아기의 존재는
살아있음 그 자체.

내가 낳았지만
너의 생이다.

하늘이 푸르다.
가슴이 시리다.
2014/03/13 16:22
-신비(妙)/엄마는 시간, 아빠는 꿈

Posted by 신비(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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