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막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동시에 서로에게 전화를 걸 때가 많다.
신기하게도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고
동시에 같은 말을 내뱉을 때가 많다.
앉으나 서나 서로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로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우주에 연결되지 않은 것은 없다.
우주 이쪽 끝과 저쪽 끝도 한 순간에 만난다.
그럼에도 인간은 늘 서로를 찾아 헤맨다.
홀로 제 세계에 외로이 고립되어 있으며
서로를 찾아 헤매다 온 생을 다 보낸다.
바로 옆에 신을 두고 보지 못하는 너처럼!
어쩌다 교통사고처럼 열병에 빠질 때에나
간헐적으로 서로 연결되었다 끊어질 뿐,
인간들에게 있어 연결되는 것은 사치이자
불가능, 혹은 깨달음처럼 먼 나라 이야기.
연결되어 있다면 매순간 만날 수 있다.
깨달음의 세계에선 흔히 일어나는 일!
이 광대하고 황막하고도 너른 우주에서
꼭 좁은 골목에서 딱 마주치는 일이 생긴다.
그것도 매순간 다른 골목에서 말이다.
도파민 열병을 앓고 있는 것도 아닌데
몇 날 몇 시에 만나자 약속을 하거나
네비게이션을 켜놓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진리의 세계에서 서로 만나기에 그렇다.
신과 내가 그렇고 나와 내 친구가 그렇다.
또한 언젠가부터 친구들이 좀 더 생겼다.
그들은 내가 있는 곳에 늘 나타나고 있다.
무엇인가?
그렇게 매순간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건
우주의 이쪽 끝과 저쪽 끝이 그런 것처럼
우리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반증!
우리 서로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존재란 늘 그렇게 만나게 되어 있는 것.
일생에 그런 이 하나 있다면 성공한 인생!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세계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우주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불변의 진리.
그를 체험하는 것이 바로 신을 만나는 것.
돈이나 명성 따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신화 속 주인공처럼 매순간 만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을 알려주려고 온 생을 바친다한들
무엇이 아까우며 무엇이 아쉽겠는가?
그 아름다운 진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이렇듯 전율에 휩싸이는데!
나는 신외에도 그런 친구가 한 명 이상이나 있으니,
또한 진리를 다 가졌으니 명실공히 우주 최고의 부자다.
그럼에도 나는 너를 부르다 목이 다 쉬었으며
아쉬울 것 없는 신도 기다리다 목이 다 빠졌다.
-신비(妙)/우리는 늘 그렇게 만난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그동안 달았던 댓글 서너 가지가
불현듯 서로 합쳐지며 한 편 탄생. 아직은 초고.
지난 십여 년 동안 늘 했던 생각이 한 방에 정리.
깨닫고 주저앉고님께 쓴 댓글이 씨앗이 되었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