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妙)어록4-미래에서 건너 와2

신비(妙)어록4-미래에서 건너 와2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4. 10:58

 

 

 

미래에서 건너 와,

후대에서 건너 와,

저 너머에서 날아 와,

우주를 가로질러 와,

정상에 우뚝 서서

 

비로소 네 앞에 선 것은

우리의 만남이

그저 작은 랑데부가 아니라

태초부터 약속된

신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네가 나를 잘 볼 수 있도록

아무도 없는 땅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이다.

진검처럼 예리하게

벼려 왔던 것이다.

 

그대 내게서 떨어지지 마라.

괜찮다, 고 말할 땐

이미 베여 피 흘렸을 때이다.

외롭지 않다, 고 외칠 땐

이미 화석처럼 마비되었을 때이다.

 

그대 내게 숨을 불어넣어 줘.

돌도 살아나

뚜벅뚜벅 나아갈 수 있도록

막대기에도 싹이나

네 앞에 활짝 꽃 필수 있도록!

2014/01/24 10:50

-신비(妙)/미래에서 건너 와2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그 순간이 바로 불멸!

신비(妙)어록4-그 순간이 바로 불멸!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4. 09:26

 

 

너와 내가 만나는 것에도

온 우주의 이벤트가 필요하다.

 

신의 손길이 전제되어야 하고

대자연의 도움이 따라줘야 한다.

 

너와 나 사이의 대양은

우주의 이쪽 끝과 저쪽 끝만큼 멀고

 

우리의 생은

바람처럼 기약 없는 것.

 

활짝!

꽃 한 송이를 기다리기에도

짧기만 하다.

 

너의 생에 꽃 한 송이 필 때,

끝내 갈매기에 잡아먹히지 않고

알을 깨고 나온 바다거북이가 된다.

 

우리도 저 대양을 향하는 거북이처럼

서로에게 다가가야 한다.

 

처절하게,

그러나 끝내 포기하지 않고.

 

누군가 그런 너를 본다면

그 순간이 바로 불멸!

 

신은 매순간 보고 있다.

너와 내가 만나 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생을 통으로 보면

예술 아닌 것이 없다.

 

예술이 뭐냐고?

아슬아슬 너의 삶이 예술이다.

2014/01/24 09/07

-신비(妙)/그 순간이 불멸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너의 손가락과 기타가 만나듯이

신비(妙)어록4-너의 손가락과 기타가 만나듯이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3. 16:17


 
 

너의 손가락과 기타가 만나듯이
깃털처럼 어루만지고 싶다.

서퍼가 파도를 읽듯이
미친 듯이 달려가고 싶다.

슈마허가 서킷을 달리듯이
호흡조차 멈추고 싶다.

권투 선수가 샌드백을 치듯이
상처도 잊고 끝내 끌어안고 싶다.

클라이머가 암벽을 타듯이
아슬아슬 생의 벼랑을 오르고 싶다.

에베레스트와 산악인이 그러하듯이
정상에서 만나고 싶다.

신이 나를 발견하고 내가 신을 연주하듯이
그렇게 하나 되고 싶다.
2014/01/23 14:58
-신비(妙)/너의 손가락과 기타가 만나듯이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아럭4-중력과 무중력

신비(妙)아럭4-중력과 무중력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3. 12:52


 
 
뭘 좀 아는 사람은
중력을 이용한다.

권투도 주먹에
체중을 싣는 것.

골프도 다리의
힘을 빌리는 것.

체중을 실으려면
하체를 튼튼히
땅에 받쳐야 한다.

다리로 땅을
힘차게 밀지 않으면
상체로 힘을 쓸 수 없다.

다리로 튼튼하게 서서
온 몸에 힘을 빼는 것이
모든 동작의 기본.

동작 때마다
이쪽 다리에서
저쪽 다리로
힘을 이동하는 것이 원리.

깨달음도,
사고도
글쓰기도
중력을 이용한다.

특히 무중력을 이용해야
진짜 사고와 글쓰기가
가능하다.

비로소 진짜가
시작된다.

오늘의 화두는
중력과 무중력.

그대 오늘도
중력을 이용하거나
무중력의 매력에
한껏 빠져 보시기를.
2014/01/23 12:42
-신비(妙)/중력과 무중력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진짜와 가짜

신비(妙)어록4-진짜와 가짜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3. 11:25


 

 
안녕하지 못하다 진짜.
여도 틀렸고 야도 틀렸다 가짜.

시국 선언 진짜.
양쪽 다 문제가 있다 가짜.

옳고 그름은 없다 진짜
펙트가 맞다 틀리다 가짜.

포지션이 있다 진짜.
노숙자가 문제다 가짜.

신과 연결되어 있다 진짜.
내가 신이다 가짜.

신과의 일대일 만남 진짜.
신에게 기복기도고해 가짜.

적어도 이 정도 구별은 하고 살자.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틀렸다.
전혀 다른 지점을 보고 있다.

정상에서 보면 진짜.
아래에서 놀면 가짜.
2014/01/23 11:19
-신비(妙)/인생은 돌직구2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신이 너를 발견하게 하라

신비(妙)어록4-신이 너를 발견하게 하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3. 10:55

 


 
 
 
“자연은 정복할 곳이 아니라
여행할 곳이다.”

아무리 우리나라 카피 수준이 낮다 해도
이건 아니다.
뒤 문장에선 한 단계 높여줘야 한다.

“자연은 정복할 곳이 아니라
날아오를 곳이다.”

어색하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자연은 정복할 곳이 아니라
신과 데이트해야 할 곳이다.”

임펙트가 떨어진다.
그렇다면?

“자연은 정복할 곳이 아니라
정복당할 곳이다.
내 모든 구태를 버리고
신과 만나야 할 곳이다.”
마침내 스스로를 정복해야 할 곳이다.

카피라이터가 아니라 그런지
평소 내 스타일이 막 나온다.
카피에 맞을지는 확실히 의문이나
우리나라 카피도 수준 좀 높여야 한다.

각설하고,
신은 데이트 신청은 받지 않는다.
아무나 하늘에 대고 소리친다고
만나주지 않는다.

신과의 일대일 만남은
진리와의 데이트에 성공할 시에 주어지는 것.
데이트 신청은 언제라도 신이 하는 것!
네가 먼저 주접 떨지 말라.

홀로 가장 높은 곳에서
그 어떤 생의 언덕에도 기대지 않은 채
의연하게 제 길을 가는 자에게만
신은 그 모습을 나타낸다.

결코 시장에서, 군중 속에서
저 잘났다고 떠벌이는 자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네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으로 갈 것.
가장 예리하고 첨예하여
그 누구도 가까이 갈 수 없는 곳,
그 곳에서 천 년동안 홀로 고독한 울음 울어야
비로소 신과 만날 수 있다.

고백성사 몇 번 했다고
신과 데이트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신이 너를 발견하게 하라.
반짝반짝 별처럼 빛나고
우뚝 에베레스트처럼 솟아있으라.
2014/01/23 10:23
-신비(妙)/신이 너를 발견하게 하라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진짜 예술가에게 불가능한 일

신비(妙)어록4-진짜 예술가에게 불가능한 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2. 22:24


 
 
 
 
진짜 예술가, 진짜 철학자에게
불가능한 일

1. 구토를 참는 일
2. 시시한 수다를 듣는 일
3. 눈높이를 낮추는 일
4. 부른다고 달려가는 일
5. 글을 쓰지 않는 일
6. 대자연과 멀어지는 일
7. 또래와 몰려다니는 일...
8. 선배, 어른, 은사 모시는 일
9. 명절과 친하게 지내는 일
10. 미물의 이름을 부르는 일

2014/01/22 21:08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인간으로 산다는 것

신비(妙)어록4-인간으로 산다는 것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2. 22:16


 
 
엄살부리지 마라!
너는 성소수자와 장애인과 흑인과 에이즈환자와
독재치하의 국민과 깨어있는 여성과
박해받고 탄압받는 자와
미친 현자의 고통을 똑같이 느껴야 한다.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당하며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
무디면 느낄 수 없다.
단지 고통이 아니다.
예민하기 때문에 느끼는
너의 삶이다.
나의 삶이다.
그게 삶이다.
그저 인간이 아니라
'진짜 인간'으로 산다는 건
장난이 아니다.
2014/01/22 19:28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수치심을 가져라

신비(妙)어록4-수치심을 가져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2. 13:14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
하는 사람은 비위가 좋은 것이다.
아니면 수치심이 마비되었거나.

강의, 상담, 칼럼, 투고, 초청, 등등은
제가 연예인인 줄 아는 자나 하는 것.
아니면 돈과 명성이 아쉽거나.

철학은 결코 시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연예인처럼 팬들에 둘러싸이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느끼는 나르시시즘이 아니다.

나르시시즘도 세상이 알아주지 않을 때 느껴야 진짜다.
여기저기서 떠받들어 줄 때는 미물도 느낄 줄 안다.
보통은 세상이 알아주지 않으면 절망!

홀로 우뚝 정상에서 독야청청 하는 것,
그리하여 신과 바로 만나는 것,
그 누구도 거치지 않고 진리의 속살을 맞대면하는 것.

그것이 철학하는 자의 기본이다.
삶을 이야기하고 진리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후대를 이야기하는 자의 태도이다.

부르는 대로 부화뇌동 신나게 강의 다니는 자,
부르시니 달려간다며 겸손을 가장하는 자,
제 바닥 드러나는 줄 모른다.

근데 철학은 언제 하니?
사색은 하나? 강의하는 척 스트레스 풀려고?
수다 떨면서 뭐하게?

철학은 매순간 신과 만나고 진리와 만나고
삶과 만나고 미래와 만나고 후대와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바로 세상에 알려주는 것이다.

남의 생각이나 팔아먹으며 놀러 다녀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세상과 독자의 비위를 맞추고 눈치 보면서도
구토가 올라오지 않는다니 놀랍다.

독자맞춤 서비스를 한다니 경이롭고
뇌가 아니라 몸이 부지런하다는 게 희한하고
시시콜콜 잔잔한 상담자들의 앓는 소리를 듣는 인내가 감탄스럽다.

철학의 기본은 세상의 룰을 거부하는 데에 있다.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를 넓혀가야 한다.
영혼의 징기즈칸이 되어야 하고 혼신의 안중근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틈새를 찾아 요리조리 적응하는 건
철학자가 아니라 장사치들이 할 일이다.
왜 남의 영역을 빼앗나?

세상 가장 어려운 일은 구토가 올라오는 것을 참는 일,
시시한 수다를 들어야 하는 일,
눈높이를 낮추는 일이다.

아니 사실은 불가능한 일이다.
물리적으로 할 수 없는 일.
더구나 철학자나 예술가라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자신을 통제하는 데에 관심이 없는 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
애초 눈높이 자체가 없었다는 거다.
정상에서는 결코 산 아래로 눈높이를 낮출 수 없다.

후나 민율을 예뻐하는 것은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태곳적 원시의 순수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를 독자에 맞추는 것은 그냥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가장 지난한 일은 시대 마중!
한낱 범부도 자식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염려하는 법이다.
그를 하지 않는 학자는 학자가 아니다.

그냥 중개상,
연예인,
장사꾼.

아, 정말 비위 상해 못 견디겠다.
그래서 또 깨달음 속으로
풍덩!
2014/01/22 12:59
-신비(妙)/수치심을 가져라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가장 발랄한 중독

신비(妙)어록4-가장 발랄한 중독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2. 13:11


 
 
 
 
화가 나는데
화를 내면 바보된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할까?
깨달음 속으로
풍덩!

원망스럽고 서러운데
그 바닥을 보이면
내가 시시해 못견딜 것 같다.
그럴 때도
깨달음 속으로
풍덩!

분기탱천 역정이 나는데
폭발하고 나도
시원해질 것 같지 않다.
도리어 내가 잡아 먹힌다.
끝은 항상 그런 법이니까.
그럴 때도 깨달음 속으로
풍덩!

시간을 붙잡고 싶고
시대를 끌어 당기고 싶고
너를 부르고 싶고
나도 따라 가고 싶을 때
시간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을 때도 역시
깨달음 속으로
풍덩!

깨달음은 마법이다.
빛나는 매혹,
나를 온통 유혹하는
알라딘의 '지니'이다.

이성을 찾을 수 없는
그 긴박한 순간에도
나노단위로 냉철하게 판단하게 해준다.
답답하고 무미건조할 것 같다고?
Never!
이처럼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세계는 없다.
이토록 드라마틱하고
멋진 신세계는 없다.

용솟음치는 에너지,
반짝이는 절대이성,
찬란한 시간의 마법,
신비로운 정상의 모습,
언제나 살아 움직이며
내게 말 거는 영혼의 친구들,
신의 숨소리,
우주의 속삭임,
지상 최대의,
인류 전체의 낙원!

깨달음은 인간을
매순간 깨어있게 하는
신비의 마약이다.
중독이다.
신의 중독!
삶 그 자체에의 중독.
삶의 파도에 갇히지 않는 중독.
이러저리 나부끼고 휘둘리지 않는 중독.
질척거리지 않는 중독.
쿨한 중독.
유쾌한 중독.
기꺼이 내 한 몸 던질
발랄한 중독이다.
2014/01/22 10:18
-신비(妙)/가장 발랄한 중독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소수자와 약자와 현자와 여성

신비(妙)어록4-소수자와 약자와 현자와 여성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2. 13:10


 
 
 
 
성소수자, 장애인, 흑인, 에이즈환자, 노숙자,
제국의 식민지 혹은 독재 치하의 국민,
그리고 여성이 살아야 할 세상은 서로 같다.
물론 그 중에서 여성이 사는 세상이
그래도 좀 넓긴 하지만
깨어 있는 여성이라면 별 다를 것도 없다.
깨어 있다면 예민하여 아주 작은 부조리에도
심각한 고통을 느낀다.

단지 제가 살아야 할 세상뿐 아니라
그 모든 불합리에 맞서 싸워야 한다.
소수자와 약자와 박해 받는 자와
불온한 자와 깨어있는 자와
현자와 여성은 서로 같다.
아니, 똑같이 고통스러워야 한다.

2014/01/21 22:37
-신비(妙)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괜찮다

신비(妙)어록4-괜찮다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1. 15:09

 

 

영화,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 1994)에서

베토벤이 그토록 괴롭혔던 그의 마음 속 연인은

베토벤이 죽고 난 뒤 말한다.

“이런 곡을 쓴 사람을 용서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요절한 가수 유재하의 곡을 보면

그 사랑의 말이 마치 신을 대상으로 한 듯 숭고하다.

그런 아름다운 곡을 만든 사람은

당연히 순정파일 거라 생각했던 어린 시절.

요즘은 천하의 난봉꾼이라는 설도 유력하다.

그러나 어떠랴?

그로 인해 우리는 신을 보는데.

 

어차피 너를 기다린다.

평생이 걸려도 된다.

후대에 올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불멸의 연인처럼 죽고 나서 오기도 하고

순정파가 아니라 난봉꾼일 수도 있지만

네가 오기만 한다면 매순간 노래하겠다.

지금 이 순간의 전율을.

신과 진리와 문명과 역사와 아름다움을.

깨달음 그 자체만을!

2014/01/21 15:03

-신비(妙)/괜찮다.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사랑은 데미지, 그러나 깨달음

신비(妙)어록4-사랑은 데미지, 그러나 깨달음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1. 14:31


 
 
사랑은 다가오는 것부터
데미지.

고요하던 일상에 지진이 일어난다.
세상이 흔들리고 벽이 갈라지고
때론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잠만 자면 나타나던 악몽,
그 악마에게 잡아먹힌다.
나는 없어지고 세상은 온통 너다.
온 우주가 일렁인다.
다시 어지럼증이 도지고
주인공은 미치기 시작한다.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데미지.

견고하던 나의 성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고
오늘의 나도 내가 아니다.
나로 인해 네가 일렁이지 않는다면.
나로 인해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면.
기어이 너와 내가 만나지 못한다면.

서로의 생이 완전히 포개어지는 것도
데미지.

내가 없어지고
네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생은 온통 보랏빛. 때로 찬란한 빛.
혼몽과 몽유와 환희와 좌절을 오간다.
이대로 샴쌍둥이처럼 꼭 붙어서
영원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만 싶다.
너와 나, 우주와 신이 모두 하나가 된다.
어우러져 춤을 춘다.

네가 다른 곳에서 웃어도
데미지.

우리의 세계,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네가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난 것도 아닌데
나를 버리고 훌훌 날아간 것도 아닌데
네가 나 아닌 곳에서 안식을 찾고
나의 세계가 아닌 곳에서 뛰어논다는 건
흡사 나라를 빼앗긴 독립투사의 그것.
기어이 무찌르고 다시 찾아와야 할 조국.
내 혼을 바쳐 적국의 원수를 멸하리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처럼
나도 아픈 시대의 의인이 되리라.
그러나 훨훨 날아다니는 너의 날개가 아니라
좁은 감옥에 갇힌 나의 죄를 물으리라.

점점 멀어지는 것도
데미지.

잡을수록 멀어져가는 것이,
탐할수록 잃는 것이 생의 본 모습.
더 이상 손쓰지 못하고
울지도, 소리 지르지도 못하고
내 팔다리가 찢어지는 고통을
고스란히 맛봐야 한다.
지옥이란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
내 심장이 울부짖는 소리를
살려 달라 아우성치는
세포 하나하나의 비명을
밤낮으로 삼천일은 들어야 한다.
숨이 턱턱 막히고 호흡은 점차 사라져간다.

경계를 지키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도
데미지.

최소한의 인간을 간직하려면
온전히 기대지 않고
외로움에 떨지도 않은 채
늠름하고도 처연하게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게 설렘을 지켜야
서로의 눈 속에서 불멸을 볼 수 있다.
설렘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부활한 자만의 특권.

사랑은 너에게서 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너를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제 안에서 무럭무럭 키워내는 것.
그렇게 자라 거대한 나무가 된 씨앗이
어른스럽게 제 바운더리를 내어 주는 것.
경계를 지우고 그저 포개고만 싶지만
완전하게 밀착하고 싶지만,

가지 얽히면 다 죽고 마는 것을.
거대한 나무일수록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다.
차마 너를 파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차라리 내가 치명타를 맞으리라.
평행선 달리기.
어쩔 수 없이 사랑은 데미지 그 자체.

신을 사랑하면 세상의 용광로에
나를 던져 넣어야 하고
너를 사랑하면 너의 칼날에
내 가슴 온통 베여야 하고
네가 다른 곳에서 웃어도
그곳이 다 내 땅일 수 있게
징기즈칸처럼 묵묵히 영토를 넓혀야만 한다.

닫아걸지 않고 활짝 열어놓은 채로
너를 향해 미소 짓되
너의 생에 내 우주가 산산조각 나도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아야 한다.
온전히 상처 받았을 때
비로소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다.
나의 별이 잿더미가 되었을 때
미련 없이 유쾌할 수 있다.
우주처럼 광대하게,
신처럼 눈물겹게 우뚝 서 있었을 때
비로소 쿨할 수 있다.

쿨한 것은 아픈 것이다.
유쾌한 것은 서러운 것이다.
발랄한 것은 이미 베여버린 것이다.

아픈 것을 피해 먼 길을 돌아가면
생도 내 앞에서 가면을 쓰지만
끝끝내 아프다 마침내 떨치고 일어나면
생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대로 신이고 진리이다.

생의 칼날에 베여도
폭풍우에 휩쓸려 가루가 되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랑.
사랑은 데미지인 동시에
깨달음.
그대로 지켜보아야만 한다.
내 가슴 다 헤어져 그대로 허물어져 내리는 것을.
내 심장 다 찢고 헤쳐 맹수가 먹어치우는 것을.

사랑 안에는 괴물이 산다.
온통 나를 잡아먹는다.
죽고 다시 태어나 우뚝 서면 깨달음.
그대로 소심하게 사라지면
세상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
허무!

부활할 것이냐,
사라질 것이냐,

매순간의 고통이 인간을 말해주는 것.
영혼의 무미건조한 사막을 건너
그대 끝내 내게로 오라.
나는 너를 기다리려고
여기 서 있었던 것.
네가 모르던 그 모진 세월을.
그 천국과 지옥과 연옥을.
홀로 이 텅 빈 우주를.
2014/01/21 13:21
-신비(妙)/사랑은 데미지, 그러나 깨달음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컨트롤하라

신비(妙)어록4-컨트롤하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1. 11:29

 

 

 

“담배를 끓을 거야.

이번에는 꼭 끊고야 말겠어.

건강에도 안 좋고…….”

라고 말하는 이가 있고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는 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야.

담배가 아니라 내가 나를 컨트롤해야겠어.”

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누구와 친구할 것인가?

 

당연히 두 번째다.

첫 번째는 그냥 사담, 수다, 일기

두 번째는 작지만 나름 인간 선언.

깨달음은 세상이 자신을 컨트롤하거나

조종하게 내버려두지 않는 것.

 

스스로를 운용하는 것이다.

나아가 디자인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단 자신을,

그리고 세상을,

시대를,

미래를,

후대를!

 

단지 자기 선언이 아니라

인간 선언이 되어야 하며

그저 사담이 아니라

청담이 되어야 한다.

 

친구도 몰려다니며

떠드는 수준이 아니라

우주를 도모하는

위대한 동지가 되어야 한다.

 

함께 신세계를 창조한다면

어떤 모양으로 만들 것인가?

2014/01/20 17:30

-신비(妙)/컨트롤하라

Posted by 신비(妙)

신비(妙)어록4-속 보이지 말라

신비(妙)어록4-속 보이지 말라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짧은 글3 2014. 1. 21. 10:16


 
세상에는
'신'을 빌미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 이가 있고
'나'를 빌미로
신 이야기를 하는 이가 있다.

거의가 전자라는 게
비극이라면 비극,
대부분 종교인들의 현실,
깨달음 내지는 통찰이
전무하다는 반증.

일개 개인의 생각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요즘은 네티즌들도
입을 모아서 말한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라."

기자들도 대부분
전체적인 시각이 없다.
그냥 자기 생각을
주절주절 늘어놓는다.
나는 이렇게 본다, 정도.

‘나’라는 단어를 쓸 땐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자칫 일기가 되기 때문.
일기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속마음이다.

결코 밖으로 떠벌릴 일이 아니다.
제 속은 비장의 카드.
자기 패는 내보이는 게 아닐뿐더러
아무도 관심 없다.
누가 남의 취향에 관심이 있을까?

자신의 취향은
밤에 파트너에게나 말할 것.
사적인 얘기를
공적인 곳에서 까발리면
제 바닥만 내 보이는 셈이다.

그 바닥이 우주라면 모를까?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이라도
제 생각만 읊어대면
정 떨어지는 법.

그렇다면 무슨 얘기를 하냐고?
알아야 면장을 하지.
그러니까 깨달음이 필요한 것.
그 어떤 정보도 지식도 없이
과연 무엇을 이야기할까?
그것이 화두.

고수는 제 생각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신의 심중을 꿰뚫는다.
우주를 한 바퀴 돌아
너에게까지 가 닿는다.
신도 그러할진대,
너는 물론 내 손 안에 있다.
2014/01/20 12:49
-신비(妙)/속 보이지 말라
Posted by 신비(妙)
1 ··· 9 10 11 12 13 14 15 ··· 26 
하단 사이드바 열기

BLOG main image